“이주여성 아내 숨지자 장애인 남편도 죽어”… 광주의 참극

입력 2020-01-07 05:31 수정 2020-01-07 09:02
게티이미지뱅크

거동이 불편한 남편과 필리핀 이주여성 아내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30분경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에서 남편 A씨(63)와 아내 B씨(57)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숨진 지 1주일 정도 된 것으로 보인다. 관할 주민센터 관계자가 부부 자택에 설치된 ‘응급안전알림’ 장치에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자 집을 찾아갔다가 시신을 발견했는데,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움직임이 감지됐고 이후 생존 징후는 없었다.

이들은 결혼 15년이 된 부부였다. 아내는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이었고 남편은 교통사고로 중증장애를 입어 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다. 부부는 2005년부터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월 135만원의 수급비를 받았다.

시신 발견 당시 TV와 전등, 전기장판이 모두 켜져 있었다. 부부는 단칸방 바닥에 나란히 숨져 있었다. 남편은 주로 침대에 누워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아내가 먼저 쓰러져 숨졌고, 그를 도우려 침대에서 내려왔다가 방치 돼 함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세밀하게 감식을 진행했는데 외부 침입 흔적 등을 발견하지 못했고 부부의 시신에서 특별한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타살 흔적은 없다는 의미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