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 고일석씨는 6일 자신이 발행하는 온라인 매체 ‘더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성적사정업무를 방해했다며 혐의에 포함시킨 온라인시험은 2주에 한 번씩 5회 실시하는 온라인 퀴즈(bi-weekly online quizzes)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수업은 조 전 장관의 아들이 2016년에 수강한 ‘민주주의에 관한 세계적 시각’(Global Perspectives on Democracy)으로 제프리 맥도널드(Geoffrey McDonald)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수강생들은 5장 분량의 에세이 2개와 250자 분량의 아티클 코멘트, 출석, 격주로 총 5회 치르는 온라인 퀴즈, 재택 기말시험 등으로 평가받았다.
더브리핑은 교민들의 말을 빌어 온라인 퀴즈의 배점이 총점의 10%를 넘지 않았고 강의 노트만 봐도 답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검찰이 혐의를 제기하면서 거론한 것은 2016년 10월 31일과 12월 5일에 치러진 온라인 시험이다. 더브리핑은 두 시험 모두 객관식 10개 문항으로 돼 있었다.
더브리핑은 ‘퀴즈는 학생이 수업을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용도였고 강의 노트만 봐도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라거나 ‘검찰 주장처럼 부모 뿐 아니라 누구에게 특별히 물어보고 할 필요 자체가 없는 평가’라는 현지 교민들의 주장을 담았다.
현지 교민들은 또 “퀴즈를 보는데 007작전하듯 부모가 시간을 맞춰 기다리고 있다가 문제를 보내면 답안을 작성해 다시 보냈다는 주장은 미국 대학 시험 시스템을 전혀 모르는 검찰의 망상에 불과하다”면서 “이 퀴즈를 잘 봤다고 A학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수업계획도 확인하지 않았거나 확인하고도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학교수를 평가하는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맥도널드 교수의 해당 수업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 수업을 들었다는 한 네티즌은 2016년 12월 24일에 남긴 평가에서 “맥도널드 교수는 젊고 카리스마가 넘친다”면서 “강의 노트를 제대로 읽었다면 온라인 퀴즈는 식은 죽 먹기”라고 적어 놓았다.
고씨는 해당 기사를 작성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막판에 조국 전 장관을 기소할 꺼리를 도저히 찾지 못해 갖다붙인 ‘조지워싱턴대학 업무방해죄’도 ‘시험 부정행위’에 ‘있는 놈들이 더 하다’, ‘극성 부모’의 포인트를 노린 것”이라면서 “미국 대학 시스템에 익숙한 분들은 ‘부모가 대학생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인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기소를 했을까하는 반응이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학생이 부모에게 시험 답안 물어보는 것이 있을 법한 일로 받아들이고 정말인 줄 알고 화를 내는 것”이라면서 “진실을 밝히고 사실을 알리는 데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국민들의 분노의 성감대를 건드리는 데만 능한 검찰과 언론이 꾸며내고 만들어낸 것이 검란 사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