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조작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엠넷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X101’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이 데뷔 약 4개월 만에 결국 해체된다. 잘못을 저지른 건 제작진인데 애꿎은 엑스원 멤버들과 팬들이 피해를 떠안은 모양새가 됐다.
엑스원 멤버들이 소속된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 위에화엔터테인먼트, 티오피미디어, 위엔터테인먼트, MBK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브랜뉴뮤직은 6일 서울 모처에서 엑스원 활동 여부를 놓고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가 최종 불발됐다고 밝혔다. 소속사들은 “각 멤버 소속사와 (활동에 관한)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협의하였으나 합의되지 않아 해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엠넷도 즉각 입장을 내고 “엑스원의 활동 재개를 위해 노력했지만, 해체를 결정한 소속사들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약 반년간 이어진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은 결국 ‘해체’라는 아픈 끝맺음을 남겼다.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해 7월 프로듀스X101 생방송에서 시작됐다. 당시 발표된 엑스원 데뷔 멤버 11명의 득표수에 일정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을 팬들이 발견하면서 해당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다. 불붙은 논란은 엠넷이 만들었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프로듀스 시리즈 전체에 대한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이 와중 엑스원이 같은 해 8월 데뷔를 강행하자 팬들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격렬한 찬반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후 프로그램 연출자인 안준영 PD가 구속되는 등 조작의 구체적 정황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엑스원 활동도 사실상 중단됐다. 엠넷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심대한 손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이어졌는데, 지난달 30일에는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까지 나서 일련의 사태들에 거듭 고개를 숙였고, 엑스원 활동 재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엑스원은 결국 논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엑스원의 이번 해체 결정은 프로듀스X101의 전작이자 같이 순위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프로듀스 48’로 데뷔한 아이즈원 활동 재개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엠넷은 엑스원 해체 결정 이후 “아이즈원의 활동 재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