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의회 세력을 교체해 촛불혁명을 완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넘어서는 새로운 보수로의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까지 복귀해 극심한 여야 대결 정치에 지친 무당층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도 저도 싫다며 관망 중인 중도층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구도와 이슈, 후보까지 남은 변수가 너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보수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선거 구도상으로는 범진보 진영이 유리해 보인다”면서도 “선거 한 달 전까지 어떤 돌발 이슈가 나올지 몰라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출범까지 공식화했지만, 전문가는 물론 유권자들도 선거 전 보수통합이 이뤄질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정치권에 복귀할 안 전 대표가 내놓을 메시지와 행보도 관심이다. 안 전 대표가 반(反)문재인 연대를 호소하는 데 머문다면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실용적인 이슈와 참신한 인물을 선보인다면 2016년 총선 당시 국민의당 때와 비슷한 제3의 세력을 배출할 수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민주당에 많이 가 있는 중도 세력 중 일부가 안 전 대표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비판적인 20대 남성들이 안 전 대표 쪽으로 옮겨가면 민주당에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선거제도 자체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벌써 비례대표 47석 중 연동형 비례대표 30석과 병립형 17석을 둘러싼 각 당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민주당과 한국당 거대 양당에 불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노리고 위성 정당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거대 양당뿐만 아니라 지역구 당선은 어려워도 정당득표율로 국회 입성을 노리는 군소 정당들까지 뛰어들면서 어떤 형태의 다당제가 나타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약 53만명으로 추산되는 만 18세 유권자들의 투표율과 표심 향배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 이슈와 관련, 전문가들은 검찰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여당이 밀어붙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만약 검찰 개혁 드라이브가 국민의 지지를 얻으면 개혁을 강조하는 여당의 안정론이 야당심판론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의혹 외에 또 다른 수사 결과가 터져 나올 경우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어느 때보다 선거 구도와 이슈가 혼란스럽다 보니 결국 인물이 각 지역구의 선거 결과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물갈이를 한다고 했지만 아직 내놓은 결과가 없다”며 “향후 공천 과정에서 어떤 인물을 선보이느냐가 유권자들에게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