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30)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치홍과 2년간 최대 2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장금액은 계약금 14억2000만원, 연봉총액 5억8000만원을 더한 20억원이며 성적에 따른 옵션은 바이아웃 1억원을 포함해 최대 6억원이다.
안치홍은 프로 입단 첫해인 2009년부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 10시즌 동안 타율 0.300, 100홈런을 기록한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3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09년과 2017년 팀의 우승 주역을 맡는 등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2018년(타율 0.342 23홈런)에 비해 지난해(0.315 5홈런) 타격 성적이 떨어진 데다 수비에서도 불안을 노출했다. 이에 KIA와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던 중 롯데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든 KIA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안치홍 또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안치홍은 “새로운 도전을 나선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애정을 주신 KIA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가 보여준 믿음에 보답하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고향은 광주라고 느껴졌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안치홍의 가세는 지난해 공수 양면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최하위로 떨어진 롯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2019시즌 2루수 자리에 카를로스 아수아헤와 강로한 등을 내보냈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다. 2루수 기준 최상급 타격 능력을 뽐내는 안치홍은 곧바로 롯데 상위 타선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안치홍은 지난해 자신의 공수 부진에 절치부심해 체중감량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2년 후 팀과 선수의 결정에 따라 4년 계약으로 바뀌거나 선수가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의 계약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두 시즌 뒤 롯데와 안치홍은 2년 최대 31억 원의 상호 계약 연장 이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년 뒤 롯데가 안치홍과 계약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면 바이아웃 금액인 1억 원을 안치홍에게 주면 된다. 만약 롯데가 계약 연장을 희망해도 안치홍이 이를 거부하면 안치홍은 FA가 된다. 양측간 합의로 계약이 연장되면 계약 총액은 최대 4년 56억원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