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남자친구와 연락했다는 이유로 여중생 2명을 집단폭행한 여고생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중학생 2명을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공동상해)로 고등학생 A양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가해자들은 지난해 12월 25일 양평군의 한 노래방과 공터에서 중학생 B양 등 2명을 약 1시간 동안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하이힐’(굽 높은 구두)로 피해 학생들의 복부를 걷어차거나 뺨을 수차례 가격했다. 피해 학생이 고개를 숙이며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멈추지 않았고, 쌍방폭행을 유도하려는 듯 자신의 뺨을 스스로 내리치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은 연합뉴스TV가 공개한 현장 CCTV 영상에 담겼다.
폭행이 시작된 곳은 경찰서와 불과 200m 떨어진 한 노래방이었다. 가해 학생들은 이후 피해자 2명을 노래방 건물 뒤쪽 공터로 데려가 폭행을 이어갔다. 이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부상 정도가 심각했던 B양의 경우 코뼈가 부러져 수술까지 받았다. 한 목격자는 “작은 애(피해자)가 맞아 죽을 것 같아서 신고했다. 큰일 날 것 같더라”고 말했다.
A양 등은 일행 중 한 명의 남자친구와 피해 학생이 연락을 주고받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양 등 2명 외에도, 현장에 있던 고등학생 4명을 상대로 폭행 가담 정도를 조사해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피해 학생들 가족은 가해자들의 반성 없는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자신이 피해 학생의 가족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가해자들이 반성 없이 지내고 있다”며 “저희 애와 애 친구는 병원에 입원한 데다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인데 (가해자들은) 자기네끼리 낄낄대며 지낸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 “원칙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