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지난해 4분기 가장 많이 산 해외 주식은 미국의 ‘애플’로 집계됐다. 애플이 해외 주식 매수 1위를 차지한 건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10위권 종목은 모두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였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투자자의 애플 주식 순매수 결제 금액은 5932만 달러(약 690억원)로 전 세계 주식 종목 가운데 가장 컸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지난해 1∼3분기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결제액 상위 50위권에도 들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내 투자자의 애플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61만 달러로 지난해 1월(373만 달러)의 8.2배가량 뛰었다. 국내 투자자의 애플 주식 보유액은 지난 3일 기준 2억3547만 달러(약 2750억원)로 1년 전(1억3369만 달러)보다 76.1%나 늘었다.
결과적으로 애플 주식에 돈을 넣은 국내 투자자들은 높은 시세 차익을 거둔 셈이 됐다. 지난해 주당 157.92달러에서 출발한 애플 주가는 지난해 12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293.65달러까지 올라 85.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와 애플워치 4 시리즈에 이어 10월 말 등장한 에어팟 프로 등의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더욱 상승세를 탔다.
애플 주가는 새해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2.3% 오른 300.3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3000억 달러(약 1542조원)에 달한다.
한편 애플에 이어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산 해외 종목 2위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5822만 달러)였다. 이어 나이키(10위), 보잉(27위), 스타벅스(28위), 디즈니(33위)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3분기 순매수 상위 7위였던 아마존은 4분기에는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