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눈물’을 잇는 명품 다큐멘터리가 새해 안방을 찾고 있다. 주인공은 MBC가 6일부터 선보일 ‘휴머니멀’. 제목처럼 짐승을 죽이는 인간과 보금자리를 잃어가는 동물 사이의 공존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는다. 태국 짐바브웨 보츠와나 등 전 세계 10개국을 돌며 1년간 촬영한 기록물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기대를 모으는 건 내로라하는 베테랑들이 총출동해서다. 아마존의 눈물을 비롯해 ‘남극의 눈물’ ‘곰’ 등 명품을 제작해온 김진만 PD가 총괄 프로듀싱을, 김현기 소형준 PD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 박신혜 류승룡 유해진이 현장 답사 프레젠터로 참여했고, 인두암 극복 후 약 2년6개월 만에 건강히 복귀한 김우빈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화면 위로 펼쳐지는 자연의 빼어난 시퀀스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6일에는 ‘코끼리 죽이기’, 9일에는 ‘트로피 헌터’편이 차례대로 방송된다. 16일과 23일에는 각각 ‘어떤 전통’과 ‘지배자 인간’편이 전파를 탄다. 뿔이 정력에 좋다는 낭설로 세계에 단 두 마리만 남은 아프리카 북부흰코뿔소 등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모습이 담긴다. 제작진은 동물권에 대한 시대적 각성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기 PD는 6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해 모 동물단체 대표의 개 안락사 사건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며 “동물을 보는 시선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느꼈다. 동물과의 관계를 고찰할 생생한 장면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곳곳의 동물 살육 현장들이 이어지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깊은 고민거리를 던진다. 아프리카에서 상아를 목적으로 도륙된 코끼리들을 봤다는 박신혜는 간담회에서 수차례 눈물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코끼리 사체 20여마리가 발견됐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손이 떨려요. 경각심을 가지게 됐죠. 배우들이 보고 온 동물들은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지만, 우리 가까이 있는 동물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