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약속 깰 수도”…이란사령관 제거 후 강경모드

입력 2020-01-06 12:26 수정 2020-01-06 12:34
이란 군부지도자 솔레이마니 제거 이후 처음 나온 북한 관련 발언
‘김정은 약속 파기’ 시사 놓고 북한 도발 징후 포착했나 주장도
북한 ‘레드라인’ 넘을 경우, 트럼프 강경책 택할 가능성 높아
“김정은 약속 지키는 사람”…트럼프의 입장 변화할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과 함께 연말·연시 머물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떠나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깰 것이라고 보지 않지만 어쩌면 그가 그럴 수도(약속을 깰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말·연시를 보냈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백악관 공동 취재진이 전했다.

미국이 이란 군부지도자 가셈 솔레이마니를 폭사시킨 이후 처음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에어포스원에서 문답은 30분 정도 진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은 “김 위원장이 그럴 수도(약속을 깰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단 한 문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특별한 의도 없이 꺼낸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약속을 깰 수도 있다고 시사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약속을 깨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솔레이마니 제거라는 초강수를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노선에 힘을 싣는 것은 심상치 않은 시그널이다.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재개 등과 같이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겐 강력한 대응 외엔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년 초부터 등장한 북한과 이란이라는 외교 악재에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충돌 우려를 무릅쓰고 강경책을 선택하며 정면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탠스가 달라질지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경고하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직후에도 유화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 마러라고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 비핵화 계약에 사인했다”면서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