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표단 13일 방미,무역합의 서명”…시진핑은 불참 전망

입력 2020-01-06 12: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연합뉴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오는 13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서명식을 갖기를 희망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허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은 13일 워싱턴을 방문해 16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워싱턴에 도착해 하루 정도 미국측과 최종적으로 사전 조율을 한 뒤 15일 서명식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초 류허 부총리는 이달 초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트윗을 통해 “중국 고위대표단과 1월 15일 백악관에서 합의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자 급하게 일정을 변경했다.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보고 그날 오후 한나절 회의 끝에 방미 일정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미·중 양측은 1월까지 1단계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날짜를 발표하거나 시 주석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에 기꺼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SCMP는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에 대해 미국과 자신의 ‘승리’로 포장하려고 애를 쓰지만, 중국은 조속한 합의를 원하면서도 미국이 펼치는 쇼에 들러리로 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등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윗에서 “나는 중국과 1월 15일에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서명식은 장소로 백악관을 거론했다. 이어 “(서명식에) 중국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성탄절 전에는 시 주석과 서명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번에는 트윗에서는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한다고 수정한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이 직접 합의서에 서명할 의향이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오링윈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최근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합의서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한, 양국 지도자들이 서명을 하는지, 어디서 서명을 하는지가 중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시 주석이 서명할 생각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