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해결사’의 중책을 안고 돌아왔지만 팀의 승리를 견인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원톱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부재에서 이뤄진 손흥민과 루카 모우라의 첫 투톱 실험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미들즈브러와 가진 2019-2020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전 원정경기에 토트넘 홋스퍼의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를 수확하지 못하고 1대 1 무승부를 지켜봤다. 토트넘과 미들즈브러는 14~15일 중으로 재경기를 갖는다.
토트넘은 잉그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16위의 약체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고전했다. 토트넘은 잉그랜드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6위의 강자다. 케인의 공백이 컸다. 케인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고돼 있다. 일각에서는 3월까지 출전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케인을 최전방으로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이날은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의 투톱을 전방으로 배치한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지난달 23일 첼시와 18라운드 홈경기(0대 2 패)에서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발길질해 즉시 퇴장을 당한 뒤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3경기를 결장한 손흥민은 복귀와 동시에 ‘해결사’의 임무를 맡았다.
케인이 회복을 앞당기지 못하면 손흥민은 당분간 전방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첫 번째 실험에서는 몸이 덜 풀린 듯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과 모우라의 투톱이 득점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들즈브러는 선제골을 뽑았다. 애슐리 플레처는 후반 5분 토트넘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중 정확하게 떨어진 로빙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11분 지오바니 로 셀소, 에릭 라멜라를 연달아 투입해 중원을 재구성하고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이 전략이 통했다. 모우라는 이로부터 5분 뒤 세르주 오리에로부터 넘겨받은 크로스를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었다. 이후 펼쳐진 공방에서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우리는 스트라이커를 빼고 경기했다. 선수들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하지만 손흥민과 모우라를 케인처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원톱의 부재로 처음 실험한 투톱 체제에서 해답을 얻지 못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