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대구시민의 날은 2월 21일

입력 2020-01-06 11:00
대구시청 모습. 국민DB

대구시가 올해부터 2월 21일을 대구시민 날로 기념한다. 그동안 직할시 승격과 연관된 날을 대구시민의 날로 지정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대구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로 바꾼 것이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2월 21일은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이다. 이 운동은 1907년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된 우리나라 최초 기부문화운동이다. 일제에 진 빚 1300만원을 갚기 위해 남녀노소, 도시농촌, 종교사상을 초월해 전 국민이 참여한 민간주도의 경제 자주권 회복운동으로 의미가 크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2017년 10월 30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대구시는 최근 국채보상운동을 대구 2·28민주운동과 함께 대구의 정신으로 계승·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1982년부터 직할시 승격일(1981년 7월 1일)의 100일째 되는 10월 8일을 대구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기억하기 쉽게 의미 있는 날로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이에 대구시는 2018년 8월부터 전문가와 시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같은 해 말 대구시민원탁회의에서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이자 대구시민주간의 첫날인 2월 21일을 새로운 시민의 날로 선택했다. 지난해에는 관련 조례도 만들었다.

조례에는 날짜를 변경한 것 이외에도 ‘대구시민주간 명문화’ ‘시민의 날과 대구시민주간 기념행사 실시’ ‘시민주도 대구시민주간 운영을 위한 시민추진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기념사업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가 엿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시민의 날 의미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고 이에 대구시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날을 선택해 대구시민의 날로 정했다”며 “단순히 날짜를 변경한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등 대구를 대표하는 정신문화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