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에 대한 추모 작업이 범국가적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은 이날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로 운구됐다. 아흐바즈는 1980년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당시 20대의 젊은 나이로 혁명수비대 제41 사단장을 맡아 이라크에 점령된 이곳을 수복하는 공을 세웠다.
이날 오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이 도착한 아흐바즈 거리와 광장에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 수만 명이 운집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전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엄수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도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장례식 이후 그의 시신은 시아파 이슬람의 최대 성지인 이라크 중남부 카르발라로 운반됐다. 카르발라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지지자들은 그의 관을 높이 들어올리며 추모했다.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옮겨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은 이란 전역을 돌 예정이다. 그의 시신은 이날 오후 아흐바즈에서 이란 북동부 성지인 마슈하드로 이송돼 다시 한번 장례식을 치른다. 6일에는 수도 테헤란과 종교도시 곰으로 시신이 운구되며 장례식이 진행된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7일 고향인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 안장된다.
한편 이란 교통부는 아흐바즈 국제공항의 이름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이름을 딴 ‘솔레이마니 국제공항’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아흐바즈 국제공항은 이란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5대 거점 중 한 곳이다.
이란 교통부 대변인은 수도 테헤란 남서부에 위치한 테헤란-사베 고속도로, 이란과 이라크 국경 인근 메헤란 국경교차점, 이란 파르스주 주도 시라즈에 건설 중인 최첨단 대교 등 3개 시설 역시 솔레이마니의 이름을 따서 명명될 것이라고 국영방송을 통해 알렸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직후 3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지정하기도 했다.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와 다른 순교자를 공격한 범죄자들은 가혹한 보복을 기다려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일 사령관의 유족을 찾아 복수를 약속했다. 그는 “누가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느냐”는 솔레이마니 딸의 질문에 “우리 모두가 할 것이다. 모두가 그의 죽음에 복수를 하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미군은 3일 이라크 바그다그 국제공항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 일행을 무인정찰기 MQ-9 리퍼를 이용해 암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시리아 등지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을 지원한 테러조직 리더로 규정해 제재를 가해왔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