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조국 사태’로 반쪽짜리 대통령 증명”

입력 2020-01-06 10:26 수정 2020-01-06 11:25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좌)와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도 ‘조국 사태’로 ‘반쪽 대통령’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또 보수진영에 대해서는 “통합보다 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 주자가 되기 위해 돌아온 것은 아니다”라며 총선 출마에는 즉답을 피했다.

안 전 대표는 6일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국 사태를 통해 문재인 정부도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 아닌 ‘반쪽 대통령’, 통합의 리더가 아닌 진영의 대표 주자라는 게 명확히 드러났다”며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혜인데 진영 논리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틀린 사람, 적으로 규정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의 한 지식인이 ‘정치인이 국민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정상인데, 한국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서 싸운다’더라.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해야 한다”며 “윈스턴 처칠이 ‘과거와 현재가 싸우고 있으면 미래를 잃어버린다’는 말을 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우리만 뒷걸음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준비를 하지 않아 나아질 전망이 없다는 점이다”라며 “신산업을 막는 규제는 왜 해결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미래를 막고 있다. 정부 주도로 신산업을 기획하고 이끌어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안 전 대표는 야당에 대해서도 “통합보다 혁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1야당은 가치와 이미지에서 완벽하게 열세에 처해 있다. 여권의 거짓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제1 야당은 수구·기득권·꼰대 이미지에 묶여 있다”며 “좌파가 세니까 ‘모이자’ 해서는 못 이긴다. 야권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접촉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직간접적으로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금 내 고민의 영역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안 전 대표는 “우리나라는 전체주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사람이 훨씬 많다”고도 했다. ‘합리적 중도’를 모아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외로운 길일지라도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고착된 진영과 지역 구도 때문에 여건이 좋지 않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호소하려 한다”면서도 “무엇이 되는가에 관심 없다. 국회의원이나 대선 주자가 되려고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