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신사가 힘겹게 살아가며 공부하는 우버 택시 운전기사의 대학 등록금을 대신 내줬습니다. 옷을 여러 벌을 새로 살 수도 있는 돈으로 택시기사의 인생은 바뀌었습니다.
CNN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혼모인 라토냐 영(43)의 대학 등록금을 대납해준 택시 손님 케빈 애쉬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라토냐는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낮에는 미용사로, 밤에는 우버 기사로 열심히 살았죠. 라토냐는 예기치 않은 행운이 찾아온 그 날도 손님을 태우기 위해 밤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라토냐는 몇 주 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경기장 외곽에서 케빈을 태웠습니다.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게 됐습니다.
라토냐는 케빈에게 개인적인 얘기도 털어놓았습니다. 라토냐는 “첫째 아이를 키우기 위해 고등학교를 중퇴해야만 했어요. 16살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대학교에 갔어요”라며 “최근에는 대학마저 그만둬야 했어요. 등록금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700달러(한화 약 81만원)가 부족했습니다. 잔금을 낼 준비가 될 때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요구하곤 했죠”라고 말했다는군요.
그런데 며칠 뒤 라토냐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학 측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으니 등록을 하라고 라토냐에게 연락한 것입니다. 라토냐는 등록금 잔금을 갚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요?
라토냐와 생면부지였던 택시 손님 케빈이 잔금을 치러준 것입니다. 라토냐는 CNN에 “말 그대로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위해 호의를 베풀어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라토냐는 지난달 형사사법전공 준학사학위(2년제 대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미국의 형사사법전공은 한국의 경찰행정학과 또는 범죄심리학과와 유사합니다. 라토냐는 케빈의 지원 덕분에 무사히 졸업했습니다. 케빈은 지난달 라토냐의 졸업식에도 참석했습니다.
라토냐는 CNN에 “그를 위해서라도 학업을 마쳐야 했습니다. 성적을 잘 받아 제가 케빈에게 감사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노력한 끝에 A와 B로 가득 찬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케빈은 CNN에 “라토냐가 제게 감동을 줬습니다. 그녀를 도울 기회를 줬다는 사실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며 “우리는 지금 엄청난 우정을 쌓았습니다. 나는 그녀가 해왔던 모든 것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그 돈으로 새로운 옷을 살 수도 있었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었죠”라며 “저의 행동은 제게 100배, 아니 1000배 큰 기쁨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안드레아 안내 존스 조지아주립대 대변인은 CNN에 “케빈은 라토냐가 준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한 것에 대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선물은 학사 학위보다 더 큰 것을 성취했습니다”라며 “라토냐의 삶은 바뀌었습니다. 성공할 기회를 잡고 싶어하는 라토냐가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문을 열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준학사학위를 땄지만 라토냐의 공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라토냐는 변호사가 되려는 마음으로 대학 학사 학위를 따기 위해 이번 달부터 다시 공부합니다.
앞으로는 케빈이 라토냐의 등록금을 해결해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케빈은 언제나 라토냐의 곁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입니다. 케빈은 라토냐에게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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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