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폐암 일찍 발견만 하면… 수술 10명 중 7명 완치

입력 2020-01-06 10:07 수정 2020-01-06 14:55
폐암 수술 장면. 서울아산병원 제공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폐암으로 수술받은 10명 가운데 7명은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이 15년간 폐암 수술받은 환자 75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절개 범위를 최소화해 감염과 합병증 위험이 낮아진 흉강경 수술 등 치료법의 눈부신 발전이 한몫했다.

아울러 방사선 피해는 적고 암 발견 정확도는 높아진 저선량흉부CT검사의 보편화로 수술이 가능한 단계(1, 2기)에서의 조기 진단이 늘어나 치료율이 상승한 덕분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폐암수술팀이 2002~2016년 폐 절제술을 받은 폐암 환자 7500여명의 치료 결과를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2002~2006년 평균 약 61%였던 5년 생존율이 2012~2016년 약 72%로 크게 높아졌다고 6일 밝혔다.

또 수술 후 흉터, 감염 위험,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슴에 3~4㎝ 정도의 구멍 두 세 개만 뚫고 내시경을 가슴 안으로 넣어 폐암을 절제하는 흉강경 수술 비율도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약 9.7%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약 74.5%까지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2016년에는 84.4%였던 것으로 나타나 최근 더욱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흉강경 수술은 가슴의 25~30㎝ 정도를 절개해 수술하는 개흉 수술법과는 다르게 절개 범위를 최소화해 폐를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나 감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

‘폐엽 이하 절제술’ 비율도 2002~2006년 약 4.3%였는데 2012~2016년 약 2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는 오른쪽 세 개, 왼쪽 두 개의 엽(날개)으로 이뤄져 있는데 암이 생긴 엽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폐엽 절제술’, 암이 생긴 부위를 중심으로 특정 엽의 일부만 잘라내는 최소 절제 수술을 ‘폐엽 이하 절제술’이라 한다. 폐엽의 일부만 잘라내면 환자의 폐 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70세 이상 고령 수술 환자도 2002년에는 약 13.3%였는데 2016년에는 약 25.3%로 크게 늘어났다.

또 폐암 1기 진단 후 수술받은 환자 비중도 2002~2006년 전체 환자의 약 40.6%였는데 2012~2016년 약 56%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기존 흉부 CT 검사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5분의 1정도로 적고 폐암 등 폐 질환 발견율이 최대 10배 정도 높다고 알려진 저선량 흉부CT(LDCT) 검사가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병원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는 “우리나라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폐암 수술받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술 기술이 발전하고 조기에 발견된 폐 선암 환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5년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2017년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신규 폐암 환자는 2만6985명이 발생했으며 암 전체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6년(4위) 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폐암의 5년 생존율은 30.2%에 불과해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힘들다. 폐암 진단 후 5년을 초과해 생존한 환자는 2018년 1월 1일 기준 8만4242명으로 전체 암에서 6위에 그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