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폐암으로 수술받은 10명 가운데 7명은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이 15년간 폐암 수술받은 환자 75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절개 범위를 최소화해 감염과 합병증 위험이 낮아진 흉강경 수술 등 치료법의 눈부신 발전이 한몫했다.
아울러 방사선 피해는 적고 암 발견 정확도는 높아진 저선량흉부CT검사의 보편화로 수술이 가능한 단계(1, 2기)에서의 조기 진단이 늘어나 치료율이 상승한 덕분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폐암수술팀이 2002~2016년 폐 절제술을 받은 폐암 환자 7500여명의 치료 결과를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2002~2006년 평균 약 61%였던 5년 생존율이 2012~2016년 약 72%로 크게 높아졌다고 6일 밝혔다.
또 수술 후 흉터, 감염 위험,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슴에 3~4㎝ 정도의 구멍 두 세 개만 뚫고 내시경을 가슴 안으로 넣어 폐암을 절제하는 흉강경 수술 비율도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약 9.7%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약 74.5%까지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2016년에는 84.4%였던 것으로 나타나 최근 더욱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흉강경 수술은 가슴의 25~30㎝ 정도를 절개해 수술하는 개흉 수술법과는 다르게 절개 범위를 최소화해 폐를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나 감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
‘폐엽 이하 절제술’ 비율도 2002~2006년 약 4.3%였는데 2012~2016년 약 2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는 오른쪽 세 개, 왼쪽 두 개의 엽(날개)으로 이뤄져 있는데 암이 생긴 엽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폐엽 절제술’, 암이 생긴 부위를 중심으로 특정 엽의 일부만 잘라내는 최소 절제 수술을 ‘폐엽 이하 절제술’이라 한다. 폐엽의 일부만 잘라내면 환자의 폐 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70세 이상 고령 수술 환자도 2002년에는 약 13.3%였는데 2016년에는 약 25.3%로 크게 늘어났다.
또 폐암 1기 진단 후 수술받은 환자 비중도 2002~2006년 전체 환자의 약 40.6%였는데 2012~2016년 약 56%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기존 흉부 CT 검사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5분의 1정도로 적고 폐암 등 폐 질환 발견율이 최대 10배 정도 높다고 알려진 저선량 흉부CT(LDCT) 검사가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병원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는 “우리나라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폐암 수술받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술 기술이 발전하고 조기에 발견된 폐 선암 환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5년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2017년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신규 폐암 환자는 2만6985명이 발생했으며 암 전체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6년(4위) 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폐암의 5년 생존율은 30.2%에 불과해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힘들다. 폐암 진단 후 5년을 초과해 생존한 환자는 2018년 1월 1일 기준 8만4242명으로 전체 암에서 6위에 그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