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의 탈출을 도운 터키 항공사 직원이 “가족에게 해가 미칠 수 있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터키 사법 당국에 진술했다.
터키 최대 일간 휘리예트는 5일(현지시간) 곤 전 회장의 탈출을 도운 혐의로 구속된 터키 민간 항공사 MNG의 매니저 ‘오칸 쾨세멘’이 가족에게 피해가 미칠 것이라는 협박에 못 이겨 ‘탈출 작전’에 협력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휘리예트에 따르면 쾨세멘은 베이루트 출신의 지인으로부터 ‘국제적으로 중요한 임무’에 대한 지원을 부탁받았다. 지인은 이를 거절할 경우 그의 가족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고 한다.
쾨세멘은 “두려웠다. 나는 한 제트기에서 어떤 사람을 데리고 와서 공항에 있는 다른 제트기에 그를 태웠다. 나는 그가 누군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쾨세멘을 협박한 지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터키 법원은 지난 3일 쾨세멘을 포함해 곤 전 회장의 탈출을 도운 MNG 항공 관계자 5명을 구속했다.
쾨세멘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 당국에 구속됐다가 15억엔(약 16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가택 연금된 상태였다. 재판을 기다리던 그는 지난달 29일 전세기를 이용해 일본을 탈출했다.
이같은 도주 작전에 터키 민간 항공사 MNG의 전세기 2대가 사용됐다.
MNG 측이 웹사이트에 게시한 입장문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탈출에 동원된 전세기 중 한 대는 두바이에서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거쳐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으로 비행했고, 다른 한 대는 이스탄불에서 베이루트까지 운항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