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신 변호사 선임한 ‘클럽 폭행’ 태권도 유단자 “죽을 줄 몰랐다”

입력 2020-01-05 17:34
경찰에 붙잡힌 '클럽 집단폭행 사건' 가해자 3명 중 한 명(왼쪽). 오른쪽 사진은 현장 인근 CCTV 영상으로, 빨간색 동그라미 속 쓰러진 사람이 숨진 피해자다. 채널A

클럽에서 20대 남성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태권도 유단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죽을 줄 몰랐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채널A는 가해자 3명 모두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하는 유단자들로, 1명은 국가대표 선발 예선전에서 1위에 오른 유망주라고 4일 보도했다. 이들 모두 태권도 명문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유명 체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이들은 1일 오전 3시쯤 서울 광진구 유흥가에 있는 한 클럽에서 피해자와 시비가 붙자 밖으로 끌고 나와 폭행했다. 현장 인근 CCTV 영상도 공개됐는데, 자신을 끌고 가는 가해자들에게 격렬히 저항하는 피해자의 모습이 담겼다. 피해자가 힘으로 버티자 가해자 중 한 명이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당시 거리에는 많은 시민이 있었지만 가해자들은 10여분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뒤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피해자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클럽 집단폭행' 가해자 중 한 명. "집단폭행 맞나"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폭행 이유 무엇인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채널A

채널A

이날 피해자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접근하는 가해자들을 막으려다가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여자친구는 “가해자들이 클럽에서 성추행하려 했다”면서 추가 고소 입장도 밝힌 상태다.

가해자들은 “때린 건 맞지만 죽을 줄 몰랐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이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고 채널A는 전했다.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법원은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 이들 가해자 3명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