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바나나’ 가장 맛있게 먹을 후숙 방법 찾았다

입력 2020-01-05 12:02 수정 2020-01-05 15:17
친환경 후숙제를 사용해 제주도산 바나나가 숙성되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공

기후 변화로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생산되는 바나나. 하지만 정량화된 후숙 기술이 없어 맛이 수입산만 못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제주에서 ‘제주산 바나나’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친환경 후숙 기술이 개발됐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최근 제주산 바나나를 안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한다고 5일 밝혔다.

농기원에 따르면 바나나는 대표적인 후숙 과일로, 후숙 방법에 따라 맛 차이가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후 여건에 맞는 후숙 방법을 찾지 못해 그동안 농가에서는 색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 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바나나는 에틸렌과 탄산가스의 농도, 온도, 습도, 후숙 일수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농기원 조사 결과 제주산 바나나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후숙 방법은 후숙실의 상대습도를 90%로 유지하고, 입고온도를 20℃로 두었을 때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기원은 시험 결과를 토대로 바나나 세척 온도와 예비냉장 온도 및 기간, 후숙실 입고 온도, 친환경 후숙제를 넣는 시기, 건조 일수 등을 확정해 농가에 보급했다.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후숙 후 4일 차부터 유통이 가능해진다. 4일 차 이후 13.5℃에서 보관하면서 가격, 물량 등 여건에 따라 조절해 출하할 수 있으며, 친환경 후숙제인 에틸렌 가스 처리 기간에 따라 출하 시기를 소폭 조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바나나 재배 농가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일조량이 늘고 추운 날씨가 적어지면서 제주를 비롯해 경남, 전남, 경북, 충남 등 내륙지역에서도 재배농가가 생겨나고 있다. 이중 제주가 38농가 17.3㏊로 재배 면적이 압도적으로 넓다.

홍순영 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장은 “제주산 바나나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 후숙 기술이 개발돼 제주 농가의 안정적 생산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바나나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제주 바나나가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고품질 안정생산 재배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