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병 7년째 이건희 회장 이번주 ‘병상 생일’

입력 2020-01-05 11:53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 사진)과 이재용 부회장.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9일 병상에서 78회 생일을 맞는다. 올해로 와병 7년째인 이 회장이 6번째 병원에서 맞는 생일이다.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가족은 이 회장 생일을 맞아 병원을 찾아 문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재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인 이 회장은 건강 상태가 특별히 악화하지 않고 이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이 일어나 인근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이후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로 옮겨져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의식은 없지만,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을 한다고 전해졌다. 휠체어를 태워 복도를 산책시키거나 신체 일부를 마사지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 회장 와병 초반에는 사내 매체 등을 통해 쾌유 기원 메시지를 전했으나, 2018년부터는 별도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회사 차원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1987년 경영권을 이어받았고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신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후 휴대폰과 반도체 신화를 썼다.

이 회장은 수년째 병상에 누워 지내면서도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12월 30일 기준 이 회장 지분가치는 17조621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조422억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회사가 맞이한 상황은 엄중하다. 삼성 총수를 이어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뇌물 혐의 등으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 등이 진행 중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