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주공1단지 40억→35억”…강남 재건축 급매물 속출

입력 2020-01-05 10:53 수정 2020-01-05 10:55

강남 재건축 단지 일부 호가가 고점 대비 많게는 5억원 가량 하락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고가 재건축 단지는 고점 대비 3억∼5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속출하는 가운데 거래도 동반 실종됐다.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에 따른 고가주택 대출 금지, 보유세 강화 등의 조치로 새해 들어 본격적으로 급매물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한 매물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설 연휴 이전까지는 거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1·2·4주구 전용면적 84㎡는 현재 35억∼35억5000만원 수준에 나온 매물이 최근 들어 많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 38억∼40억원까지 거래됐던 것에 비교해 3억∼5억원 떨어진 것들이다.

2017년 말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를 피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주민 갈등과 소송전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 가능성에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자 매물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반포 주공1단지를 비롯해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고점에서 10%가량 호가가 떨어진 듯하다”며 “그런데도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이 중단되고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어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급매물이 쏟아졌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새해 들어 호가가 추가 하락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말 급매물 시세가 19억7000만∼19억9000만원이 최저가였으나 새해 들어 19억5000만∼19억6000만원짜리 ‘급급매물’도 등장했다. 작년 고점 대비 3억∼4억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도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호가 상승세를 멈춘 곳이 많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작년 말 매도 호가가 30억5000만∼31억원 선이었는데 새해 들어 30억원 아래의 29억5000만∼30억원짜리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반포 아크로리버뷰도 전용 84㎡ 시세가 27억∼30억원 선으로 작년보다 호가를 5000만원 정도 낮춘 매물이 나왔지만, 거래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양도세 회피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가격도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 매수세가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집값 향배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