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미군 겨냥한 공격 경고
뉴욕시장 “이란과 전쟁상태라는 과거 겪지못했던 상황 직면”
이라크서 근무했던 미국인들, 이라크 ‘탈출 러시’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이후 중동과 미국에서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에서 4일 오후 미군이 주둔한 알발라드 공군 기지와 미국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을 겨냥해 다섯 발의 로켓포 공격이 발생했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알발라드 기지에는 로켓포 세 발이 떨어졌다. 이 폭격으로 이라크 군인과 민간인이 여러 명 부상했다. 미군 인명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린존과 그 주변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도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그린존을 향한 박격포는 미 대사관에서 약 1㎞ 떨어진 공원에서 폭발했다. 그린존 인근의 자드리야 지역도 로켓포의 공격을 받았다.
이라크군은 모두 다섯 발의 로켓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 내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산하의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내 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경고했다. 이 조직은 레바논 알마야딘 방송을 통해 “이라크 군인·경찰 형제들은 5일 오후 5시(한국시각 오후 11시)부터 1000m 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에는 미군 5000여명이 10여개 기지에 분산해 주둔한다.
미국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도 비상이 걸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현 시점에서 뉴욕에 대한 구체적이고 믿을만한 테러 위협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이란과의 긴장 고조가 사실상의 전쟁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어젯밤부터 전혀 다른 안보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한 거대한 정부(이란)와 전쟁이라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겪지 못지 못했던 현실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더못 세이 뉴욕 경찰청장은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욕 시민들은 민감한 지역에 장총 등으로 무장한 정복 경찰관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경찰은 특히 지하철역과 공항, 터미널 등 교통 시설과 관광지 등에 대한 경계를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뉴욕은 2001년 ‘9·11 테러’를 당하는 등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반복적인 테러 위협에 시달려 왔다.
LA경찰도 시민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이란과 관련한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LA는 이란인 밀집거주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에 거주했던 미국민들의 탈출 러시도 빚어졌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위치한 외국계 석유사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직원들은 이라크를 떠나고 있다고 이라크 석유부가 밝혔다. 바스라 공항에는 미국인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은 솔레이마니 사망 직후 이라크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즉시 출국하라고 소개령을 내렸다. 오는 5일부터 25일까지 카타르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었던 미국 남자 축구대표팀도 훈련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