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닐로의 ‘지나오다’가 음원 사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조작된 세계-음원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라는 제목으로 음원 사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지난 2018년 4월 대형기획사들의 유명 아이돌들이 컴백한 시기에 예상치 못한 가수의 음원이 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가수는 닐로로 ‘지나오다’라는 곡이다. 2017년 10월 31일 발매된 ‘지나오다’는 지난해 4월 멜론 600위에서 순식간에 1위로 올라 논란이 일었다. 방송 노출도 팬덤도 없었던 닐로의 ‘지나오다’는 2018년 3월 23일 자정 97위로 진입한 뒤 1시간 만에 50위를 뛰어 넘었다.
이후 20일 뒤인 4월12일엔 아이돌 음원 강자인 트와이스와 엑소 첸백시, 빅뱅 등을 제치고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세대별 좋아하는 음악 카테고리에서도 50대들이 가장 많이 듣는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도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약학부 교수는 “(닐로의 곡이 상위권에) 올라온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 방송에 출연 안 한건 물론, 공연을 통해 팬덤을 단단히 굳힌 상태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진우 중앙대 예술대학 겸임교수도 “굉장히 빨리 올라왔던 케이스”라고 평가하며 “차트가 이렇게 일시적으로 하락이나 옆으로 횡보하는 현상도 없었다. 30위 안에 들어오는 것, 그 안에서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1위까지 치고 올라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기획사 관계자도 닐로의 역주행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역주행 곡은 노래방에서 가창이 되고 음원차트 등의 지표에 오른다. 그런데 닐로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12위로 오른다”며 “지나오다가 노래방에서 인기를 끈 것은 음원차트 1위를 하고 한 달이 지난 5월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그렇게 인기가 많으면 공연해보라고 하는데 텅빈 좌석 배치도 봤나”라며 “이 정도 실력이 인기면 단독 공연을 엄청 성황리에 해야 하는데 자리 배치도가 텅텅 비어서 취소했다더라”고 전했다.
반면 닐로 소속사 리베즈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기획과 타킷층 분석을 통한 SNS 마케팅 효과”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증폭되자 닐로 소속사는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문체부는 지난 1월 닐로 소속사에 ‘사재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회신을 했다. 아울러 소속사는 악성루머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련 2015년 첫 번째 디지털 싱글 ‘바보’로 데뷔한 닐로는 ‘넋두리’, ‘괜찮아’ 등을 발표했다. 2017년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About You’의 타이틀곡 ‘지나오다’로 2018년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