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잿더미 된 캥거루…‘국가비상사태’ 선포한 호주

입력 2020-01-04 17:16 수정 2020-01-04 17:17

호주 남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두 달 넘게 지속되면서 호주 당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불로 서울의 82배에 이르는 면적이 불에 탔고 최소 19명이 숨졌다. 곳곳에선 잿더미로 변한 가옥과 동물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4일 호주 기상청은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경고하며 남부 지역 주민 수만 명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앞서 전날 호주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베이트맨즈 베이 외곽의 주택이 산불에 탄 채 뼈대만 남아 있다. 연합뉴스

빅토리아 주 정부는 14만 명 주민을 비롯한 피서객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떠나라”고 강조했다. 호주 소방당국도 “수백만 개의 불꽃이 화재 확산 방지 선을 넘어왔다”며 “소방청이 경고한 지역에 머물고 있다면 당장 피하라”고 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두 달 넘게 화재가 이어지자 군 병력 3000명을 긴급 투입해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주 이스트 깁스랜드의 사스필드에서 31일 산불로 인해 주택이 전소돼있다. 뉴시스

호주 산불은 지난 11월 발생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두 달 넘게 계속된 대형 산불로 호주 국토 중 5만㎢가 소실됐다.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8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지금까지 최소 19명이 숨지고 1400여채의 가옥이 파괴됐다. 진화 작업 중 소방트럭이 전복돼 목숨을 잃은 사고도 발생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이스트 깁스랜드의 사스필드에서 지난달 31일 산불에 탄 캥거루 시신이 땅바닥에 나뒹굴어 있다. 뉴시스

큰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솟구쳐 오르면서 이동하는 ‘화염 토네이도’가 산불을 더 크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염 토네이도는 산불과 고온과 강풍이 더해질 때 발생한다. 인명피해는 물론 동물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서식지를 잃고 주택가로 내려온 캥거루나 코알라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