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 후 첫 집회에 참가한 전광훈 목사 “아직 판사 있더라”

입력 2020-01-04 16:03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구속영장 기각 후 처음으로 집회에 참가해 문재인이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찬사를 보내며 대한민국 구석구속에 아직 판사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전 목사는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헌법이 저를 풀어줬다”며 “대한민국이 다 공산주의화 된 줄 알았더니 아직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엔 판사들이 존재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를 짓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연단에 섰다.

“아직 좌파 대법원장의 말을 듣지 않는 대한민국주의자 판사들을 위해 격려 박수를 보내 달라”고 한 전 목사는 “윤석열 검찰총장님과 더불어 대한민국 헌법에 동의하는 판사님들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그들에게 힘을 주고 문재인이 (자리에서) 내려올 때까지 계속 (집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금 받은 걸 불법 헌금이라고 해서 지금 조사받으러 가야한다”고 한 전 목사는 “언론들이 제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모든 걸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우리 집 앞에 CCTV를 4대나 설치해 감시하고 있지만 절 절대 집어넣지 못할 것”이라며 “제가 (구치소에) 하루 갇혀있는 동안 대부분 국민들이 저와 함께하고 있다는 걸 체험했다”고 했다.

집회에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과 보수단체 관계자들, 보수 성향 기독교인들 수만명이 참여해 교보빌딩 앞 편도 6개 차로가 꽉 찼다. 이날 집회에는 전 목사 외에도 보수계 인사들이 대거 출동해 정부를 향한 비난과 성토를 이어갔다.

이날 연단에 선 김진홍 목사는 "남존여비라는 말을 아느냐"며 "과거에는 남자가 높고 여자가 낮다는 뜻이었지만 최근엔 '남자의 존재 이유가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란 뜻"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이걸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실천하는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의 비위를 그리 잘 맞춘다고 한다. 소문으로 들었고 눈으로 본건 아니다"라고 했다.

구상진 헌법을생각하는변호사모임(헌변)회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 대통령이 임명했다"며 "검찰총장이 법에 따라 하는 걸 온갖 비난 하면서 방해하는데 헌법침해 범죄는 사형감이다. 이 정권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전쟁을 일삼는 건 이 정권이 엄청난 범죄 집단이라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전 목사님과 자유한국당이 갈라서는 거 때문에 제게 어제 전화가 많이 왔다"며 "자유한국당은 전 목사님과 함께 갑니다. 여러분 안심해도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목사 및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 사건 집회의 진행 경과, 집회의 방법 및 태양, 범죄혐의 관련 집회 현장에서의 구체적 지시 및 관여 정도, 수사경과 및 증거수집 정도를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명렬 기자 mr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