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일재의 딸 이림양이 외고 진학 후 학업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3일 오후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공부가 머니?’에는 이일재의 아내 황지선씨와 딸 이림양이 출연했다. 중학교 때까지 발레를 했던 이림양은 선생님의 추천으로 외고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원외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림양은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림양의 일과가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빠인 이일재의 영정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인 이림양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아빠 생각이 난다. 잘 계시는지 여쭤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인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림양은 이어 외고 진학 이유에 대해 “담임 선생님이 추천해주셨는데 그때부터 아빠는 진짜 좋아하셨다”며 “내가 외고를 들어가면 아빠는 바랄 게 없다고 말씀하셨다. 아빠를 위해 곡 합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외고 합격 후 아빠가 좋아하셔서 나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고 진학 후 성적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는 이림양은 “첫 시험을 봤는데 상상도 못 한 낮은 등급이 나왔다”며 “공부를 안 하 것도 아닌데 이건 대학은 꿈도 못 꿀 등급”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황지선씨는 “열심히 하는 습관이 나중에 네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되는 거다”라며 “아빠가 외고 가라고 한 것도 같이 열심히 하는 애들 사이에 있으면 그 애들을 이기라는 게 아니고 그 속에서 같이 열심히 하는 걸 배우라는 거다. 열심히 하면 언제 간 보답이 온다”며 위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림양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림양은 그림 검사를 하던 중 아빠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손정선 아동 심리 전문가는 “너무 괜찮은 척 밝은 척하며 마음을 숨기고 있다”며 “회피하면서 상황을 넘기다 보면 언젠가는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격해질 수 있다. 힘든 부분을 꺼내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림양도 “아빠 생각이 많이 나는데 그 얘기를 꺼내면 또 다 슬퍼지는 분위기가 되고, 그게 싫어 얘기를 안 꺼내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황씨는 “학원도 림이가 알아보고 나는 학원비만 입금해줬다”며 “워킹맘이다 보니 입시설명회 가고 그런 노력도 못 했다”며 딸에게 미안해했다.
황씨는 2000년 14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배우 이일재와 결혼했다. 슬하에 이설, 이름 두 딸을 둔 황씨와 이일재는 두 딸의 캐나다 유학 생활을 위해 7년간 떨어져 지냈다. 황씨는 딸들의 유학길에 동행했고 이일재는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며 지원했다.
2018년 tvN 예능프로그램 ‘둥지탈출3’에 출연해 폐암 4기 투병 중인 소식을 전해 충격을 줬다. 당시 이일재는 “늦게 결혼해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부모의 책임을 못할까 봐 걱정돼 치료에 전념했다”며 “빨리 나아 동료들과 현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이일재는 호전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갑작스레 건강이 악화해 지난해 4월 59세의 나이로 숨졌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일재는 1981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1990년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에서 김동회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일재는 1992년 ‘장군의 아들2’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해적’ ‘의혈’ ‘깡패의 법칙’ ‘건달 본색’ SBS 드라마 ‘야인시대’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각시탈 등에 출연했으며 1997년엔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