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35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는 전쟁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각으로 3일 펜타곤이 지역의 방어 강화를 위해 3500명의 병력을 82공수사단에서 중동에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WP에 추가 배치 병력이 지난 2일 쿠웨이트에 당도한 750명의 병력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도 미국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중동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통신에 “미국인과 미국 시설에 대한 위협 수준 증가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적절하고 예방적인 조치로서 (추가 병력이) 쿠웨이트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3000명 정도 병력의 추가 배치라면서 지난해 5월 이후 미국이 중동에 1만4000명 구모의 추가 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CNN은 규모를 수천명으로 NBC방송은 3000명 정도로 보도했다.
미군의 중동 추가 배치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미국이 사살한 뒤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공언해 방어 차원에서 이뤄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이란의 보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이라크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는 즉시 출국하라며 소개령을 내리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달 하순 휴가를 쓰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일촉즉발로 치솟은 상황이라 후속 대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부 실세’로 알려진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현지시각으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사령관이자 이란의 역내 전략 설계에 깊이 가담하고 있는 인물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별도의 설명 없이 미국 성조기 사진을 게시해 자신의 사살 지시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긴급 성명을 통해 “그가 흘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며 미국을 향해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솔레이마니가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면서 “그는 오래전에 제거됐어야 했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가장 엄숙한 의무는 우리나라와 시민을 방어하는 것”이라며 “어젯밤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전 세계 ‘넘버 원 테러리스트’를 죽이기 위해 흠잡을 데 없이 정확한 공습을 실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을 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어젯밤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치를 했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조치를 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