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사살한 것에 대해 “그는 오래전에 제거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언급하며 솔레이마니 사살 지시를 내린 이유를 짐작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리고 “이란은 결코 그것을 제대로 인정할 수 없겠지만 솔레이마니는 이란 내에서 증오와 공포를 동시에 받았다. 이란인들은 지도자들이 외부 세계로 하여금 믿게 하는 것만큼 슬퍼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은 오랜 기간에 걸쳐 수천명의 미국인을 죽이거나 중상을 입혔으며 더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하지만 잡혔다”며 “그는 최근 이란에서 숨진 수많은 시위대를 포함해 수백만명의 사망에 직간접적 책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선 트윗에서 이란을 향해 “이란은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고, 그렇다고 협상에서 진 적도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한 것인지 정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솔레이마니 사살과 이란의 대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되자 미국을 향해 ‘가혹한 보복’에 나서겠다며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을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이뤄진 공습 이후 처음 나온 공개적 언급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트럼프는 트윗에서 솔레이마니가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기 때문에 공습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며 “급격한 긴장 고조 가능성은 미국의 동맹국들과 경쟁국들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보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별도의 설명 없이 미국 성조기 사진을 게시해 자신의 사살 지시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언급 트윗에 대해선 이란의 보복 위협에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협상을 통한 해결의 문 역시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이란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로 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와 다른 간부들의 발언은 긴장이 추가로 고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