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게이밍이 ‘2019 LoL KeSPA컵’ 결승전에 진출했다.
샌드박스는 3일 울산 남구 KBS 홀에서 열린 ‘2019 LoL KeSPA컵’ 4강 경기에서 T1을 세트스코어 3대 1로 제압했다. 이제 이들은 오는 5일 같은 장소에서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4일 열리는 드래곤X(DRX) 대 아프리카 프릭스전의 승자다.
애초 T1의 근소 우위가 점쳐졌던 경기였다. 앞서 T1이 8강 2라운드 경기에서 ‘우승후보 1순위’ 젠지를 이기고 4강에 올랐던 까닭이다. 샌드박스는 그리핀을 꺾고 4강행 티켓을 따냈다. 그리핀은 ‘쵸비’ 정지훈, ‘리헨즈’ 손시우의 이탈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을 받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샌드박스의 실력이 한 수 위였다. 지난 시즌 샌드박스의 쌍두마차로 꼽혔던 ‘서밋’ 박우태와 ‘온플릭’ 김장겸의 기량이 건재했다. 이번 스토브 리그에 새로 영입한 ‘페이트’ 유수혁, ‘레오’ 한겨레, ‘고릴라’ 강범현도 각자 제 몫을 해내면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반면 T1은 지난 젠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새 얼굴들이 경기 내내 조용했다. 신인 탑라이너 ‘칸나’ 김창동은 대규모 교전에서 자주 상대의 타기팅 대상이 됐다. 정글러 ‘커즈’ 문우찬은 유효 갱킹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신인 서포터 ‘쿠리’ 최원영도 이날 1세트에 데뷔전을 치렀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날 1세트는 이번 겨울 T1에서 샌드박스로 팀을 옮긴 원거리 딜러 한겨레(미스 포춘)의 독무대였다. T1이 초반 드래곤 버프 3개를 독점하며 앞서나갔던 경기였다. 샌드박스는 후반을 도모했다. 2개의 대지 드래곤을 연달아 사냥하며 추진력을 얻었다. 샌드박스는 내셔 남작을 사냥한 뒤 미드로 전진, 한겨레의 폭발적인 대미지 딜링에 힘입어 기선을 제압했다.
샌드박스는 김장겸(엘리스)의 영리한 플레이로 연속 득점해 2대 0으로 달아났다. 김장겸은 2세트 내내 날 선 플레이를 선보였다. 경기 시작 직후 팀의 새 미드라이너 유수혁(키아나)과 협동해 상대 정글러를 두 차례 빠르게 잡아낸 건 이날의 백미였다. 탄력을 받은 샌드박스는 대형 오브젝트를 잇달아 잡아내 승점을 더했다.
샌드박스는 3세트에 ‘루트’ 문검수(미스 포춘)와 ‘도브’ 김재연(아지르)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용병술이 됐다. 바텀 라인전에서 T1에게 완패해 초장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탑 전투에서 ‘테디’ 박진성(자야)이 쿼드라 킬을 거두면서 양 팀의 성장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샌드박스는 드래곤 버프 4스택의 T1을 막아내지 못한 채 넥서스를 내줬다.
한겨레(미스 포춘)가 4세트에 다시 헤드셋을 썼다. 게임의 주인공은 김장겸(올라프)이었다. 그는 경기 중반 드래곤 둥지 앞 전투에서 펜타 킬을 기록해 상대 전의를 완전히 꺾었다.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한 샌드박스는 두 번째 내셔 남작 버프 획득과 함께 에이스를 띄웠다. 곧 T1의 넥서스가 하루 세 번 와르르 무너졌다.
울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