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검찰개혁 강조한 추미애, 다음주 대대적 물갈이 관측

입력 2020-01-03 17:52 수정 2020-01-03 18:39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고강도 검찰개혁을 예고했다. 추 장관은 이르면 다음주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법무부는 검찰개혁의 소관 부처로서 각별한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특히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서는 검찰 안과 밖에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의 자체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추 장관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본회의 표결을 앞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언급하며 “시행령 정비는 물론 조직문화와 기존관행까지 뿌리부터 바꿔내는 개혁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10분가량 진행된 취임사 낭독 때 검찰개혁이라는 단어를 8번 썼다. 취임식에 검찰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참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관례대로 불참했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검찰 인사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이르면 다음 주 공석인 검사장급을 시작으로 차장·부장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수도권 검사장은 “연쇄 인사로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 중인 윤 총장 체제의 수뇌부를 대거 인사조치할 경우 둘의 충돌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18년 지방선거 때 당 지도부가 송철호 울산시장을 단독 공천하는 과정에 특혜는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수사가 추 장관 측 인사들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돼 검찰개혁 실무를 책임졌던 박균택 법무연수원장(54·사법연수원 21기)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추 장관 임명 후 물러나는 첫 고위직이다. 이로써 윤 총장(23기)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은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6명이 남았다. 이를 신호탄 삼아 조만간 있을 인사발령 전에 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거라고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박 원장은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청와대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