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0대 남성이 “중국인이 싫다”면서 애꿎은 한국계 여행객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기물파손, 폭행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에런 찰스 로우(30)가 지난달 25일 저녁 시애틀의 한 쇼핑센터 인근에서 한국계 관광객들을 공격했다가 증오 범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로우는 한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주리주에서 시애틀로 놀러온 한국계 남성 4명에게 “난 중국인이 싫어”라고 소리를 지르며 따라다녔다. 피해자들은 이 남성을 피해 인근 영화관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로우는 이들이 영화관 밖으로 나오자 다시 쫓아오며 욕설을 하고 폭행을 가했다. 로우는 피해자들 중 한 명의 등을 주먹으로 때리고, 또 다른 한 명은 손등으로 얼굴을 쳤다. 그는 또 같은 날 저녁 인근 호텔의 대리주차 지역에서 우산 두 개를 꺼내 호텔 유리창을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킹 카운티 교도소에 따르면 로우는 고의적인 괴롭힘과 기물파손, 증오범죄 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만5000달러(약 1750만원)의 보석금을 책정 받고 유치장에 구금됐다.
NBC방송은 로우가 이전에도 기물파손과 폭행, 괴롭힘, 재산피해 등의 혐의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주소는 시애틀의 노숙자 쉼터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애틀 다운타운 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애틀 방문객은 우리 도시 안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자격이 있다”며 “최근 발생한 체포 사건으로 이 사람(로우)이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 지역사회와 재범자 모두에게 실패한 이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