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소 트럭’ 오늘 첫 출항…스위스 달리러 간다

입력 2020-01-03 11:32
현대차 프로젝트 ‘넵튠’의 완성품, 스위스로 출항
2025년까지 1600대 판매 계약 완료된 상황

첫 유럽 수출 물량 중 절반 이상이 친환경차
산업부 관계자 “친환경차는 이미 대세”


한국에서 개발한 최초의 ‘수소 트럭’이 새해 첫 수출길에 나선다. 스위스에 판매하기로 한 1600대 중 현지 주행 시험을 담당할 척후병이 평택항을 출발한다. 산악 지대가 많은 스위스에서 적응할 수 있는 지 평가하는 역할을 맡았다. 수소 트럭을 포함해 2400여대의 친환경차가 한 배에 타고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세계 세장에서 ‘친환경차=대세’라는 점을 입증하듯 이번 수출 물량의 과반은 친환경차로 채워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만5000t급 자동차 운반선 글로비썬라이즈호가 평택항에서 3일 출항한다고 밝혔다. 평택항에서 1300대를 싣고 출발해 광양항과 울산항을 들러 각각 800대, 2160대를 추가로 싣는다. 모두 4260대를 채운 뒤에는 유럽으로 향하게 된다. 올해 첫 유럽 수출 물량이다.

선적 물량 중 가장 눈에 띄는 차종은 수소 트럭이다. 현대차의 수소 트럭 개발 프로젝트인 ‘넵튠’의 완성판이 첫 수출길에 오른다. 19t급인 이 수소 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300㎞를 달린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올해의 트럭 혁신상’을 받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에 실리는 수소 트럭은 단 한 대뿐이지만 이미 2025년까지 1600대를 판매하기로 계약 완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지 주행 테스트를 하기 위한 물량”이라며 “주행 시험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소 트럭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친환경차도 대거 수출된다. 올해 1호 수출 차종인 ‘니로’를 포함해 2400여대가 글로비썬라이즈호에 실려 유럽으로 팔려나간다. 첫 수출 물량의 56%가 친환경차로 채워진 것이다. 이들 차량은 스위스를 포함해 독일과 포루투갈, 핀란드, 덴마크 등 유럽 6개국으로 배달된다.


친환경차의 약진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수출액은 5424억1000만 달러로 전년(6048억6000만 달러) 대비 10.3%나 급감했다. 반도체(-25.9%)나 무선통신(-17.6%), 철강(-17.0%), 석유화학(-14.8%)과 같은 주력 품목이 맥을 못 춘 탓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동차만은 선전했다. 수출액이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13대 주력 품목 중 지난해 수출 증가를 기록한 산업은 자동차가 유일하다. 특히 친환경차가 효자 노릇을 했다.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23만21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6%나 급증했다. 한국 경제에는 단비가 된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 속에서 수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친환경차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