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노조 저지에 막혀…결국 되돌아간 윤종원 신임 행장

입력 2020-01-03 10:52
2일 제26대 IBK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한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 비서관인 이튿날 아침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도중 기업은행 노조들의 거센 저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IBK기업은행 제26대 행장으로 취임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첫 출근길이 무산됐다.

윤 신임 행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던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던 노조원들에 막혀 출근하지 못했다. 그는 오전 8시28분쯤 건물 주차장에 도착해 후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려 했지만 미리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과 맞닥뜨렸다.

3일 이른 아침부터 IBK기업은행 노조원들이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첫 출근길을 막기 위해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출근길에서 맞닥뜨린 기업은행 노조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출근을 저지하려는 기업은행 노조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된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은행 노조는 아침 일찍부터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봉쇄하고 후문에서 수십명이 대기하며 윤 신임 행장의 건물 진입을 막았다. 이곳에서 노조원들은 한목소리로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접 윤 행장에게 “우리 입장은 이미 전달했으니 더는 정권과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자진사퇴 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행은) 1만4000 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하지 않나.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윤 행장은 몇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약 10분 만에 돌아가는 차에 올랐다.

기업은행 노조는 은행 현장을 모른다는 이유로 외부 관료 출신 행장을 줄곧 반대해왔다. 지난 10년간 기업은행 행장으로는 내부 출신이 임명돼왔다.

기업은행 노조는 행장 인사에 있어 관료 배제, 절차 투명성, IBK기업은행 전문성 등 3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이러한 원칙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전날 윤 신임 행장의 취임 소식 이후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기업은행장 임명에 불복한다”며 “임명 강행 시 출근 저지 투쟁 및 총파업도 불사하기로 의결했다. 이제 행동이다. 단 한 발짝도 기업은행에 발을 못 들여놓는다”고 밝혔다.

신임 IBK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된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연합뉴스

윤 신임 행장은 거시경제, 국내·국제금융, 재정, 산업, 구조개혁 등 경제정책 전반을 담당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지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