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전혀 안했다” 51년 짝 위해 신장 떼준 남편

입력 2020-01-04 05:30
니퍼 부부의 모습. CNN캡쳐

부인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남편이 있다.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 출신의 니퍼 부부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74세 동갑내기 부부로, 고등학생 시절 사랑에 빠져 51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왔지만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아내 페기(Peggy Nipper)는 신장에 물집이 생기면서 점차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다낭성 신장 질환(PKD)을 앓고 있다. 그녀의 모친 역시 같은 질환으로 사망했다. 동생 역시 같은 병과 싸우고 있었다. 신장기능이 단 14%만 기능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자 이식과 신장 투석에 기대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는 신장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도 평균 7년 정도 걸렸다. 특히 70살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이식수술을 해줄 병원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

니퍼 부부의 모습. CNN캡쳐

놀랍게도 기적은 멀리 있지 않았다. 남편 마이크(Mike Nipper)의 혈액형과 6개의 항원 조직이 그녀와 일치했다. 말 그대로 완벽한 짝이 51년 간 옆에 있었던 것이다.

마이크는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부인에게 신장 한쪽을 떼어 주는 것에 전혀 고민하지도 주저하지도 않았다”고 기뻐했다.

페기는 지난 11월 12일 텍사스에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페기는 “남편의 신장 기증은 정말 최고의 선물이었다. 여생에 더 이상 다른 선물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남편 마이크도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자고 약속했다. 이번 신장 기증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수 있는 시간을 더 연장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