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을 겪고 있는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오전 첫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발길을 돌렸다.
전날 임명된 윤 행장은 이날 오전 8시 28분쯤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주차장에 도착, 후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려 했지만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과 대치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아침 일찍부터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봉쇄하고 후문에서 수십명이 대기하며 윤 행장의 진입을 막았다. 노조원들은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접 윤 행장에게 “우리 입장은 이미 전달했으니 더는 정권과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자진 사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행은) 1만4000 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하지 않나.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몇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반대 목소리에 결국 약 10분 만에 다시 차에 올랐다. 출발 전 그는 노조와의 갈등 해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잘 듣고 말씀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 이전에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외부 관료 출신 행장은 은행 현장을 모른다는 이유로 그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2010년 이후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