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에 참가한 초등학생 정동원이 선배 가수이자 심사위원인 진성의 ‘보릿고개’를 불러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정동원은 지난해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2일 방송된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시즌2 버전인 ‘미스터트롯’에서 13살 초등학생 정동원이 등장해 ‘보릿고개’를 열창했다. 놀라운 실력으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원곡자인 가수 진성은 굳은 표정으로 정동원의 노래를 감상했다. 이내 진성은 눈물을 흘리며 하트를 눌렀다.
정동원은 유소년부 최초의 ‘올하트’를 기록하며 본선 직행 티켓을 획득했다. 진성은 정동원의 보릿고개를 듣고는 “내가 20년 전 써놓은 가사다. 동원이만한 나이부터 노래를 하면서 배고픔에 설움을 느꼈었다”며 “나도 모르게 그 시절이 생각나 눈물이 흘렀다. 너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동원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정동원은 보릿고개를 선곡한 이유에 대해 “할아버지께서 진성 선생님처럼 못 먹어서 그 시절 슬픈 노래라고 가삿 말을 알려주셨다”며 “지금 폐암이셔서 많이 아프신데 TV나오는 거 보여드리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했다.
방송 직후 많은 네티즌은 지난해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할 때부터 남달랐다며 응원했다. 경남 하동군에서 사는 정동원은 노래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었다. 집 근처에 음악 학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동원은 ‘유XX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다고 전해 ‘유 선생’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제작진이 누구냐고 묻자 정동원은 해맑게 웃으며 ‘유튜브 선생님’이라고 답했다. 유튜브를 통해 노래는 물론 악기연주까지 독학으로 배웠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방송에서 정동원은 어린시절 부모님이 헤어지고 바쁜 아빠 대신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덕에 3살 때부터 트로트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할아버지는 내성적이었던 손자가 트로트를 접하며 점점 밝아지자 개인 연습실을 만들어주고 매니저를 자처할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폐암 말기 진단을 받으면서 중단됐다.
이후 많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정동원은 지난달 18일 영재발굴단 마지막회에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할아버지는 영상 편지를 통해 “할아버지가 안 아파야 되는데 아파서 너무 미안하다”며 손주를 향한 애틋함을 전했다. 정동원은 영재발굴단 제작진의 지원으로 제작된 ‘앨범’의 ‘눈물비’를 열창하며 할아버지의 영상편지에 답장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