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밍(沈一鳴) 참모총장(상장) 등 대만군 최고위 인사들이 탑승한 블랙호크(UH-60M) 헬리콥터가 2일 오전 추락해 탑승자 13명 중 8명이 사망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오전 7시54분(현지시간)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松山)공항을 출발한 사고 헬기가 오전 8시7분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헬기는 군 장병들을 위문하기 위해 대만 동북부의 이란(宜蘭) 둥아오(東澳) 지역으로 이동 중이었으며, 신베이(新北) 우라이(烏來)산 지역에 불시착했다.
사고로 탑승자 13명 중 선 참모총장을 비롯해 정치작전국 부국장 위친원(于親文) 소장, 정보참모차장실 차장보(助理次長) 훙훙쥔(洪鴻鈞) 소장 등 8명이 숨졌다. 황여우민(黃佑民) 중장, 차오진핑(曹進平) 중장, 류샤오탕(劉孝堂) 소장, 군사신문사 천잉주(陳映竹) 기자 등 5명은 구조됐다.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만 국방부는 “(사고 원인이) 환경적, 기계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 외신들은 대만이 2010년 미국으로부터 UH-60M 60대를 구매했으며, 2018년 2월에도 이 기종의 헬기 한 대가 이륙 후 3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숨진 적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사고 헬기가 지난 7월 인도됐으며, 비행시간이 376시간에 불과하고 최근 3개월 새 주요 사고 기록이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오는 11일 대만 대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발생했다. 이에 집권 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측은 군 통수권자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4일까지 유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도 조의를 표하고, 3일까지 선거 유세를 하지 않기로 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 군부대 등에 사흘간 조기를 게양하도록 하는 한편, 사고 원인 조사를 명령했다. 또 “군과 국방의 안정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대만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추모의 뜻을 전하면서, 사고 수습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