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새해 팁으로 ‘2020달러’ 놓고 간 손님… 여종업원의 눈물

입력 2020-01-03 00:10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앨피나의 선더베이리버 레스토랑에서 이곳 종업원 대니엘 프란조니(31)가 팁 2020달러가 적힌 고객의 영수증을 들고 미소를 띠고 있다. 뉴시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달러 팁입니다.”

미국 미시간주의 한 식당 종업원이 손님으로 온 한 커플로부터 새해 선물로 2020달러의 팁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200만원이 조금 넘는 액수지만 이 종업원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NBC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주 앨피나에 있는 선더베이리버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하는 대니엘 프란조니(31)는 지난달 29일 23.33달러짜리 식사를 한 커플을 맡았습니다.

연말이었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빙을 하던 프란조니의 눈 앞엔 한 장의 영수증이 보였습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담당하던 테이블에 앉아있던 커플 손님이 놓고 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별생각 없이 영수증을 보던 프란조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영수증에는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며 2020달러를 팁으로 놓고 간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프란조니는 믿기 어려웠지만 식당 매니저가 진짜라고 확인해줬습니다. 그러자 그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프란조니는 집 없는 노숙자였습니다. 노숙자로 쉼터를 전전하다가 앨피나로 올 당시 그의 수중에는 옷가지 몇 벌뿐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돌봐야 할 아이가 있었고,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중독으로부터 회복 중이었습니다.

프란조니는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들 커플이) 내 가정에 얼마나 큰일을 해줬는지 전혀 모를 것”이라고 감격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잠시 잡담을 나눠봤을 뿐”이라며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조니는 또 “이건 메시지다. 이 커플과 가족이 내 가족에게 믿음을 돌려줬다”며 “나는 웨이트리스고 큰돈을 벌지 못한다. 내가 200만원을 저금하려면 몇 달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인 줄 알았다”고 믿을 수 없어 했습니다.

2020달러를 주고 간 커플 때문에 프란조니의 삶에는 약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먼저 그는 운전면허를 따서 아이들을 더 자주 보러 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베푸는 자선. 누군가에게는 그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축하 행사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삶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힘겹고 차가웠던 세상을 ‘아직 살만한 세상’으로 바꿔주기도 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