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70대 할머니를 구조한 해군 하사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31일 해군 교육사령부에 따르면 해군교육사령부 기관학부 전기학과 문준혁(20) 하사는 지난달 3일 경상남도 김해시 장유면 율하리 율하천 인근에서 “어머나, 어떡해”라는 한 행인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그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급하게 달려갔습니다.
문 하사의 눈앞에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A씨(71)가 율하천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습니다. 행인은 물에 빠진 노인을 목격하고 소리를 질렀던 것입니다.
문 하사는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하천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날 경남 김해시 기온은 영하 1도였습니다. 하지만 추운 날씨는 그에게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A씨를 물 밖으로 꺼낸 문 하사는 주변 사람들에게 119에 신고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A씨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고 본인 옷가지를 덮어주는 등 응급조치도 했다는군요.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무사히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하사는 휴가를 끝내고 부대로 복귀한 뒤에도 인명구조 사실을 따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고를 접수한 경찰이 문 하사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부대 측에 전달하면서 선행이 알려졌습니다. 문 하사는 경찰서장 표창을 받았습니다.
문 하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서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며 “오히려 제가 때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구조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물에 빠진 사람을 목격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구한다”는 답지를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그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많은 이유가 행동을 머뭇거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올해도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목격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비록 사소한 도움일지라도 새해에는 권 하사처럼 ‘답지’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