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박영선 장관 시상, 거래 아냐… 왜곡 말라”

입력 2020-01-02 17:16 수정 2020-01-02 17:33
뉴시스


KBS가 2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연기대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여한 것이 ‘현금 협찬’ 대가였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연기대상 제작진의 진의를 더 이상 왜곡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부탁한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KBS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특정 노조에서는 상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KBS가 협찬과 시상자 출연을 거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의혹은 지난 1일 KBS 온라인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서 시작됐다. 박 장관이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나온 이유를 묻는 글쓴이의 질문에 “박영선 장관이 시상자로 나온 이유는 부족한 제작비 충당 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기대상에 현금 협찬을 해서 출연한 것”이라는 해명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은 불이 붙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기대상 프로그램에 현금 협찬을 했고 그 대가로 박 장관이 출연했다는 것이다.

KBS공영노조는 이에 2일 성명서를 내고 “시상식에 금품을 받은 대가로 장관을 출연시킨 것은 김영란법을 포함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라며 “감사실은 즉각 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동안 문재인 정권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것도 돈을 받은 대가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는 이 같은 의혹이 제작진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박 장관의 시상식 참여가 드라마와 중소기업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한류의 시작점은 바로 K드라마였다. ‘겨울연가’로 시작해 ‘가을동화’ ‘풀하우스’를 거쳐 ‘태양의 후예’로 정점에 오른 우리 드라마의 영향력은 문화 현상을 뛰어넘어 한국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KBS는 그러면서 “K드라마가 만들어낸 한국에 대한 호감이 품질은 우수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 취약한 우리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드라마와 중소기업의 상생 관계를 감안해, 연기대상 제작진과 중소벤처기업부가 협의해 담당 장관이 KBS드라마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시상자로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장관이 시상한 상도 다름 아닌 전 세계 K드라마 팬들을 사로잡은 배우에게 주는 ‘K드라마 한류스타상’이었다”고 덧붙였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