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불타는 집 앞에서 기념사진 찍은 美소방관들

입력 2020-01-02 16:28
불타는 가정집 앞에서 사진을 찍는 소방대원들. 더 디트로이트 뉴스

미국 디트로이트시 소방대원들이 불에 타고 있는 가정집 앞에서 찍은 단체 기념사진이 유출되면서 관련 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1일(현지시간) ‘더 디트로이트 뉴스’는 소방대원들의 부적절한 사진이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소방당국이 새해 첫날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사진은 지난달 31일 디트로이트시 남서부의 한 가정집 앞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 속 소방대원들은 지붕 끝까지 활활 타오르는 화재에 개의치 않고 환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방대원들은 은퇴하는 소방대장과의 작별 기념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화재 당시 건물 안에 사람은 없었지만 이웃집까지 전소될 정도로 큰 불이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소방대원들의 안일한 태도가 재산피해를 키웠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사진이 조작된 것이었으면 좋겠다”며 “불에 타는 집 앞에서 웃고 있는 소방대원들을 상상하는 건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디트로이트시 화재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처음 공개됐다. 페이지 관리자 측은 현직 소방대원이 사진을 올려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사진은 해당 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논란을 접한 디트로이트시와 소방당국은 즉각 조사에 나섰다. 에릭 존슨 디트로이트시 소방국장은 브르핑에서 “동료의 퇴직을 축하하는 방법은 많다”면서 “불타는 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존슨 국장은 “99%의 사람들은 이런 현장에 가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매우 부적절하고 직업 윤리에 맞지 않은 사진”이라며 “사진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면 절차에 따라 관련자들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