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제1당인 우파 국민당이 녹색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34) 전 총리는 다시 한번 세계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쿠르츠 전 총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약 3개월간 이어진 국민당과 녹색당의 연정 협상 끝에 “훌륭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두 당 하원 의석 수를 합치면 전체 183석 가운데 97석으로 과반을 넘기게 된다. 쿠르츠 전 총리는 다시 한번 오스트리아 행정부 수반이자 세계 최연소 총리의 타이틀을 되찾게 된다.
쿠르츠 전 총리는 1986년 8월생으로 만으로는 33세다. 이달 초 세계 최연소 지도자가 됐던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직보다 생일이 9개월 늦다. 지난 2017년 31세의 나이에 총리가 됐던 쿠르츠 전 총리는 마린 총리를 제치고 다시 한번 세계 최연소 지도자가 됐다.
쿠르츠 전 총리는 17세에 국민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2세에 빈 지역 국민당 청년위원장이 되자 대학(빈대 법학과)을 중퇴하고 정치에 전념했다. 지난 2011년 25세 나이로 정무차관이 된 그는 2013년 약관 27세에 외무장관으로 발탁됐다. 31세이던 2017년 총리 자리에 올랐던 쿠르츠 전 총리는 유럽의 정치 기득권에 저항하며 이주민 유입에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쿠르츠 전 총리는 연정 파트너였던 극우 자유당 소속 부총리의 부패 의혹으로 작년에 연정 파기를 선언했다. 그는 작년 9월 열린 조기 총선에서 국민당을 다시 한번 승리로 이끌면서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고 연정 협상을 이어왔다. 유럽의 정치 혼란 속에서 등장한 드문 신예 정치인인 그가 현재 오스트리아에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새로 구성되는 오스트리아 정부는 미등록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기후변화 대응을 아우르는 특색을 지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르츠 전 총리는 “양측이 가진 장점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했다”면서 “국민당이 주장하는 국경 수호와 녹색당의 기후 보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국민당과 녹색당의 두 지도자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당의 핵심 공약이었던 세금 감면 정책과 환경세 확대 방안을 함께 소개했다면서 2일 구체적인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