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윤석열과 호흡을”, 秋 “칼 여러번 찌르면 명의 아냐”

입력 2020-01-02 16:11 수정 2020-01-02 16:22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호흡을 잘 맞춰검찰 개혁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인권은 뒷전으로 한 채 마구 찔러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해서 검찰이 신뢰를 얻는 것은 아니다”며 강도 높은 개혁 추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있어서는 법률 규정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규정돼 있다”면서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검찰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개혁의 시작은 수사관행이나 수사 방식, 또 조직문화까지 그렇게 조금 혁신적으로 바꿔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검찰 스스로가 ‘개혁의 주체고 개혁에 앞장서야 된다’라는 인식을 가져야만 검찰 개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검찰총장과도 호흡을 잘 맞춰 주시기를 당부를 드리고, 특히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 공판 분야 검사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대통령 말씀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바이고 국민들이 명령을 하시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게 명의”라면서 “검찰이 수사권, 기소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인권은 뒷전으로 한 채 마구 찔러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냄으로써 검찰이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 “인권을 중시하면서도 정확하게 범죄를 진단해내고, 응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검찰 본연의 역할이듯 그런 유능한 검찰조직으로 거듭나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근절하고 집중된 검찰 권력을 분산시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그런 기회를 국회가 만들어 주셨다”면서 “국민의 바람이 한시바삐 우리 사회에 실현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어떻게 보면 다시 없을 개혁의 기회가 무망하게 흘러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그의 가족은 보이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9월 배우자가 참석하지 않은 채 임명장을 받았다. 문재인정부는 그동안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배우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꽃다발을 안겨주는 관례를 만들어 왔다.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때는 그의 아내 김건희씨가 동석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