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3나노 공정 현장서 “역사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

입력 2020-01-02 15:21 수정 2020-01-02 16: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에서 연구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서 시스템 반도체도 ‘초격차’ 확보가 절실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2일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 받고 DS부문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GAA(Gate-All-Around)'를 적용한 3나노 반도체는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제품에 비해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초미세 공정 기술 격차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에 앞서 5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했고, 3나노 공정 개발도 완료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별도의 신년사 없이 현장 방문으로 경영 행보를 시작한 것은 여러 말보다 행동으로 삼성전자 전체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미 세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추격자’ 입장인 시스템 반도체에 힘을 실어 명실상부한 ‘반도체 1위’ 기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또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