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세계화에 큰 축을 담당한 데이비드 스턴 전 NBA 커미셔너가 별세했다.
NBA 사무국은 2일(한국시간) 스턴이 77세의 나이로 가족 곁에서 숨을 거뒀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턴은 지난달 13일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수술과 집중 치료를 받았다.
스턴은 1984년 2월 NBA 제4대 커미셔너에 취임해 2014년까지 30년 동안 NBA를 이끌었다. 샐러리 캡(연봉 상한선) 제도를 도입해 특정 구단의 장기 집권을 막고 매년 여름 오프시즌에 수많은 선수들의 대이동을 유도했다. 또 200개국 이상에서 40개 언어로 NBA 경기를 TV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고 세계 곳곳에서 트레이닝캠프와 시범 경기를 열어 NBA의의 세계화에 노력했다. 프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면서 ‘드림팀(미국 농구대표팀)’을 출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런 노력을 통해 스턴은 한때 인기 저하로 위기설이 돌던 NBA를 임기 동안 50억 달러(5조7800억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구단도 30개 팀으로 늘렸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스턴은 ‘마케팅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코트밖 영웅의 죽음에 NBA 관계자들의 추모가 잇따랐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스턴은 정말로 농구를 사랑했던 사람이다. 격변의 NBA를 맡아 세계적인 리그로 만들어냈다”며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회들을 만들어냈다. 스턴 덕에 나도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스턴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커미셔너 중 한 명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이라며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NBA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