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포렌식 아닌데…” 논란 커지자 EPL 비디오판독 폐지 가능성

입력 2020-01-02 14:49
VAR이 경기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 축구팬.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비디오판독(VAR) 관련한 논란이 분분해지면서 강제 폐지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전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리처드 키스는 프리미어리그의 VAR 논란과 관련해 2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제축구연맹(FIFA)의 개입 움직임을 전했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축구 규정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 기준을 따르라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최후통첩하려고 한다”면서 “최악의 경우 FIFA는 라이선스를 빼앗고 프리미어리그에서 VAR를 사용하는 것을 중지시킬 수도 있다”고 적었다.

VAR 판독 이후 오프사이드로 결정되면서 무효골이 됐음을 알리는 전광판. 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시즌에 VAR를 도입했으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심이 뒤집히는 일이 많아 지도자, 선수는 물론 팬들의 불만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VAR 판독으로 다섯 차례 득점이 모두 취소됐다. 모두가 엄격하게 적용한 오프사이드 판정 때문에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새해 첫날에 열린 번리와 애스턴 빌라의 대결 역시 VAR 판정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전반 11분 애스턴 빌라 잭 그릴리시의 헤딩골이 터졌지만 주심은 VAR를 통해 크로스 이전 상황에서 애스턴 빌라 웨슬리의 오프사이드를 지적하고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상대 골대를 등지고 있던 웨슬리의 뒤꿈치가 번리 최종 수비수의 뒤꿈치보다 아주 조금 앞섰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IFAB 루카스 브러드 사무총장은 지난주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VAR의 과도한 적용을 우려했다. 브러드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VAR 판독을 너무 포렌식(범죄 수사에 쓰이는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처럼 여기는 게 문제”라며 “우리는 더 나은 판정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명백하고 분명한 실수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상으로는 1㎜라도 오프사이드면 오프사이드가 맞다”면서도 “(하지만) 오프사이드인지 아닌지를 가리기 위해 몇 분 동안 5~12개의 카메라로 확인해야 한다면 원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IFAB는 다음 달 말 열릴 연례 회의에서 VAR 관련 가이드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