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했다 되찾은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이 사흘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주완산경찰서는 2일 A씨(35) 등 30대 2명이 훔쳐 갔던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 6016만 3510원을 노송동주민센터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돈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10시 4분쯤 노송동주민센터 뒤편 희망 나무 인근에서 도둑맞았던 기부금이다.
현재 구속된 A씨 등은 컴퓨터 수리점을 열기 위해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기부금을 훔쳤다. 이들은 훔친 돈을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충남 논산과 대전 유성에서 4시간 30여분만에 각각 붙잡혔다.
경찰은 당일 압수한 기부금을 얼굴없는 천사의 의견에 따라 노송동주민센터에 전달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의 이웃사랑은 20년째 이어지게 됐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58만4000원을 주민센터에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남몰래 성금을 기부해 왔다. 이날 주민센터에 전달된 금액까지 합하면 모두 21차례 6억 6850만4170원에 이른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돼 학생과 어르신들을 위한 천사장학금과 천사성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늦게나마 기부금을 찾게 돼 다행이다”면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반영해 지역 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