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 1일 홍콩에서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도심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와 경찰은 곳곳에서 격렬하게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4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체포됐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팔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쫙 편 채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등의 구호를 외쳤다.
쫙 편 다섯 손가락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의미한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했다.
지난해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은 대열의 선두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다. 이날 행진에는 범민주 진영 측 구의원 388명 중 절반 이상이 참여했다.
국제사회에 홍콩 시위 지지를 촉구하기 위해 성조기, 영국 국기, 대만 국기 등을 들고 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코즈웨이베이와 센트럴 지역에 물대포 차를 투입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기자들과 입법회 의원 등을 비롯해 시민들에게 최루 스프레이를 마구 뿌리고 무차별 검거 작전을 펼쳐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시위대는 완차이 지역에 있는 중국 보험사인 중국인수(人壽)보험 건물 유리창과 구내 커피숍 기물을 파손했으며, 친중 재벌로 비난받는 맥심 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매장에 화염병을 던졌다. HSBC은행 완차이 지점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유리벽 등을 부쉈으며, 센트럴 지점에는 불을 질렀다. 이에 소방대가 출동해 곧바로 진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하루 동안 최소 4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8∼19일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1100여명의 시위대가 체포된 후 최대 규모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