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시 시무식 무대 올라 “공정한 출발선”을 강조했다. 테드(TED·미국 비영리 기술·오락·디자인 강연회) 강연하듯 지난달 27일 발표한 신년사를 재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을 활용해 시민의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기로 결단했다”고 소리높였다.
단독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박 시장은 비장하게 “위대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외치며 말문을 열었다. 남색 터틀넥과 자켓, 회색바지 차림에 핸즈프리 마이크를 찬 박 시장은 무대 양옆을 오가며 “당장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근본 원인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는 희망이 없다”고 역설했다. ‘공정’ ‘평등’ ‘시민’ 등을 언급할 땐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강한 어조로 목소리를 키웠다.
박 시장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국민 공유제’ 역시 다시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미래세대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국민공유제’의 도입을 제안한다”며 “서울시가 먼저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어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국민공유제는 환수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통해 공공의 부동산 소유를 늘리고, 토지나 건물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제도다. 다만 재원 마련을 위한 권한이 서울시장에게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시장은 발표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서울시가 보장합니다”를 외쳤다. 이어 힙합가수 치타가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