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 볼턴, 김정은 위협에 “한미 훈련 재개해야”

입력 2020-01-02 08:17
볼턴 “미군이 ‘오늘 밤 싸울 준비됐는지 의회 청문회 개최하라”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한미 훈련 중단과 북한의 ICBM·핵무기 시험 중단은 맞바꾼 것” 주장
북한 도발할 경우, 미국 ‘한미 훈련 카드’ 꺼내들 가능성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은 한국에서 취소했거나 축소했던 모든 군사훈련을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뉴시스

볼턴 전 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실험 재개를 압박하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트위터에 올렸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정은의 위협적인 새해 발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고 말문을 연 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완벽한 재개를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그러면서 “미군이 진정으로 ‘오늘 밤 싸울(fight tonight)’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이란·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외교정책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다가 지난 9월 트위터 경질당한 볼턴의 주장을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볼턴 같은 강경파의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볼턴의 주장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지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무기 시험 중단을 맞바꿨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과 맥을 같이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1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동의하자 그에 대한 교환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ICBM·핵무기 시험 중단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저버린다면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ICBM이나 핵무기 시험을 재개할 경우 미국은 약속 파기로 보고 한·미 연합훈련 재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한·미는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했거나 연기했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펼치기도 했다. 볼턴은 지난 연말에도 “북한은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대북정책이 크게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유화적인 대북 자세를 비판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